ADHD 아이와 함께 체험하기 -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가족 여행은 언제나 설레는 순간입니다. 특히 우리 아이처럼 ADHD를 가진 아이에게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싱가포르 여행을 체험계획을 짜게 되었습니다.  우선, 싱가포르에서의 가장 첫 목적지는 마리나베이샌즈 쇼핑몰이었습니다.
화려한 조명과 크고 작은 상점들,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우리 가족은 특별한 낭만적인 시간들을 만들었습니다.


마리나베이샌즈 쇼핑몰-물위의 커피숍

[ 쇼핑의 천국인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체험 ]


싱가포르 하면 떠오르는 쇼핑천국이라 불리는 최대의 명소 중 하나가 바로 마리나베이샌즈 쇼핑몰입니다. 이곳은 마치 베네치아의 수로를 갖다 놓은 듯한 섬세한 건축물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워낙 크고 화려해서 처음 들어서는 순간, 아이도 저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물로 만들어진 물길 위로, 배를 타는 체험을 할 수 있게 되어있었고, 물길 위에는 아름다운 커피숍이 아담하고 예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ADHD 아이들은 집중력이 짧고 한 곳에 오래 머무르기 힘들어할 수 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한 공간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자극이 긍정적으로 작용되어, 자기도 모르게 오랫동안 머무르며 길게 구경하고 체험하는 좋은 시간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레고 스토어를 찾았습니다. 평소에도 블록 놀이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가게 앞에서 부터 눈을 반짝이며 달려갔습니다.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존이 있어서 한동안 여기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ADHD 아동은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고 조립하는 활동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아이도 조용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다음으로 들른 곳은 애플 스토어였습니다. 신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에서 아이는 신기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둘러보며 흥미를 보였습니다. 평소에도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ADHD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억지로 통제하기보다는 관심 있는 활동을 하며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베네치아처럼 아름다운 마리나베이샌즈까지 왔는 데, 쪽배 타보기 체험을 안 해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 또한 건물 안에서 베네치아에서만 볼 수 있는 배를 타고 돌아다니며, 쇼핑몰 안을 구경해 볼 수 있는 체험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쇼핑몰 건물 안에서 배를 타보는 체험을 하게 되었는데,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유유히 움직이는 배를 타고 노래도 부르고, 우리가 가봤던 레고 스토어가 보이면, 그곳을 가리키며 조금 아까 가보았던 곳이라며, 신이 나서 거기의 장난감과 한정판으로 나온 레고에 대해서 떠들썩하게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운 물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흘러가는 배안에서 우리는 특별한 존재가 된 듯, 천정과 주변 shop들이 꾸며놓은 모습을 구경하면서 점점 행복감에 도취되어 갔습니다. 

점점 멀리 배가 흘러가자, 천정에는 아주 큰 투명 우주선이 거꾸로 박힌 것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는 데, 거기에서는 분수가 하늘에서 떨어지 듯 폭포수처럼 주기적으로 '쫘악' 떨어지는 희한한 광경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보던 아이는 입이 따악 벌어진 채로,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너무 신기했는 데, 어디선가 떨어지는 물들이  점점 모이다가, 둥근 우주선에서 원심력에 의해서 돌다가, 한 순간에 '파악' 터지듯이 쏟아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큰 사자가 표효하는 것 같았습니다. 주변에는 물보라와 시원한 물냄새가 퍼져서, 쇼핑몰 안의 에어컨과 어우러져서 오히려 오싹하게 추운 기운까지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 싱가포르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 ]


이렇게 다양한 체험과 놀이와 쇼핑을 하다 보니, 우리가족은 너무 배가 고파졌습니다. 마리나베이샌즈 쇼핑몰 안에는 다양한 맛집이 있어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될 정도였습니다. 싱가포르에 왔으니 현지 음식을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에, ‘푸드코트’로 향했습니다.

가장 먼저 맛본 것은 싱가포르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인 ‘치킨라이스’ 였습니다. 부드러운 닭고기와 향긋한 밥이 어우러져 우리 가족 모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도 처음에는 새로운 음식이라며 살짝 망설였지만, 한입 맛보더니 “맛있다!”라며 순식간에 그릇을 비웠습니다.
이 요리를 먹는 방법은 처음에는 칼과 포크로 밥위의 치킨을 따로 접시앞으로 빼놓고, 포크로 고정시키고 칼로 썰면서 소스에 찍어먹기도 하고, 중간에 고슬고슬하게 볶은 밥을 먹기도 하는 것입니다.
저희 아이는 이번 기회에 칼과 포크를 사용하는 법도 체험하게 되었고, 라이스와 치킨을 영양가있게 먹을 수 있어서, 고단백이 필요한 ADHD인 저희아이에게는 맛과 영양을 챙긴 좋은 체험메뉴가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시도한 것은 칠리 크랩이었습니다. ADHD 아이들은 손으로 직접 만지고 먹는 음식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도 게 껍질을 조심스럽게 까면서 재미있어했고, 껍질을 대부분 까고 나면,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속살이 보여서 재미있다고 하면서,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소스에 푹 빠져 열심히 먹었습니다. 아이가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특히 칠리 크랩은 싱가포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정말 특별한 음식이었습니다. 

디저트로는 싱가포르의 국민 음료라고 불리는 ‘밀크티’와 ‘카야 토스트’를 맛보았습니다. 부드러운 토스트 위에 달콤한 카야 잼을 듬뿍 발라 한입 베어 물었더니, 그야말로 입안 가득 행복함이 퍼졌습니다. 아이도 “빵이 달달하고 맛있어!”라며 연신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밀크티에는 마치 흑진주같이 생긴 것이 들어가서, 씹어먹을 때마다 쫀득쫀득하니 너무 맛있다고 재미있어했습니다. 

[ 마리나베이샌즈 체험 후, ADHD 아이의 발전되는 모습들 ]


저희는 오후 내내 마리나베이샌즈 쇼핑몰을 둘러보며, 손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레고스토어의 레고시리즈를 경험하고, 애플의 신제품 테블릿과 핸드폰도 체험하고, 베네치아에서처럼 쪽배타기 체험도 해보며, 한국에서는 먹어보지 못하는 특별한 음식도 먹었습니다.
ADHD인 저희 아이는 이러한 직접적이고도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기존의 탐구심과 호기심이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집중하는 모습도 자주 관찰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울증이 있었던 아이의 표정이 점점 밝아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ADHD 아이들은 새로운 곳을 체험하는 경험을 하면서 , 그에 대한 감정기복을 조절하는 능력도 조금씩 향상되곤 합니다.
그런데, 이곳 마리나베이샌즈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너무 흥분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것을 체험하는 감정기복 조절을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정서에 안정을 주는 부분이 큰 효과로 차지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이가 갑자기 저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엄마, 우리 다음에 또 와요!”
그 말을 들으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여행을 즐기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여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의 하루가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듯이, 앞으로도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을 자주 계획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처럼, ADHD 아동과의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아이의 정서와 탐구심, 집중력 발달과 감정기복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색다른 경험을 통해 아이가 더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부모로서 더없이 기쁜 일이었습니다. 다음번에는 또 어떤 곳에서 우리 가족만의 추억을 만들지 기대가 됩니다.